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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등산학교 동행취재기 4
코오롱 등산학교 동행취재기 4
  • 강우영 기자
  • 승인 2018.04.24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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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끝났다. 노적봉아 기다려라.”
오호근 강사가 선등자로 나선 뒤 암벽등반 가상 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우영 기자
오호근 강사가 선등자로 나선 뒤 암벽등반 가상 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우영 기자

4월 22일 오전 9시 백운산장 바로 위 백운대 슬랩구간에서 코오롱 등산학교 67기 4조가 암벽등반 가상훈련에 돌입했다. 일명 시스템 훈련으로 실제 암벽등반을 가정하고 여러 명이 한 조가 되어 등반하는 훈련이다.

지난 3주 동안 암벽 등반의 이론과 기술을 배웠다면 이번 4주차 교육은 앞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등반을 해보는 연습이다. 먼저 오호근 강사가 선등자로 나서고 안경채 강사가 출발지점에서 조원들의 출발을 점검한다. 4조 교육생 7명은 로프를 연결하고 한 명씩 출발했다.

“출발!”

“출발.”

“완료!”

“완료.”

4조 교육생들은 주변나무를 인수봉 암벽의 확보물이라고 여기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서홍근 교육생이 출발하고 다음은 기자가 출발할 차례. 후등자는 이도겸 교육생이다. 선등자가 기자의 안전을 위해 제동기를 설치하고 후등자 확보에 나섰다. 기자의 ‘출발’ 신호와 함께 기자가 선등자의 위치로 서서히 이동한다. 추락을 가정하고 로프를 잡아당기니 로프가 팽팽해지면서 제동이 걸린다. 선등자의 위치에 도착한 기자가 고정카라비너로 자기확보를 한 뒤 ‘완료’를 외친다.

다음은 기자가 후등자를 확보할 차례. 먼저 후등자와 연결된 로프를 잡아당겨 자기확보줄 위에 좌우로 가지런하게 정리한다. 후등자의 안전을 위해 제동기를 설치하고 후등자 확보에 나선다. 후등자가 출발 신호와 함께 자기확보의 카라비너를 제거하고 서서히 이동한다. 그런데 중간쯤 이동했을 때 오호근 강사가 정지를 외친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오 강사는 정지를 외친 뒤 4조 교육생 모두를 주목하게 한다. 기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몰라 아리송한 상태. 자기확보도 잘 했고 제동기도 제대로 설치 했다.

“여러분, 잘 보세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후등자가 올라가면 어떻게 되겠어요. 후등자는 지금 있는 두 사람 사이로 들어가게 되죠. 이렇게 되면 순서가 꼬이게 되고 줄이 꼬이게 되요. 지금이야 지상이라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암벽이라면 문제가 달라지겠지요.”

후등자의 위치가 기자의 등 뒤 왼편에 있다 보니 기자가 몸을 왼쪽 방향으로 틀어 후등자 확보를 본 것이다.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던 것이 암벽에서는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후등자가 이대로 올라온다면 선등자와 기자 사이에 올라오게 되는 형국. 암벽이라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놓이게 된다. 4조는 기자의 실수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오호근 강사가 바로 재시작을 지시한다. 4조 7명은 나무를 암벽 확보물이라고 가정하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한 바퀴가량 돌았다. 그런데 날씨가 문제다.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갈수록 굵어지기 시작했다. 윤재학 교장이 철수를 지시했다. 67기 교육생들은 하산 후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훈련에 임하기로 하고 하산했다.

코오롱 등산학교 67기 4조 교육생들이 인공암벽장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에 임하고 있다. 강우영 기자
코오롱 등산학교 67기 4조 교육생들이 인공암벽장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에 임하고 있다. 강우영 기자

오후 1시 67기 교육생들은 2차 조별 훈련에 들어갔다. 코오롱 등산학교에는 수직 8m, 등반거리 12m의 인공암벽장이 설치돼 있다. 4조는 강의실에서 매듭법과 암벽등반 시스템 훈련을 여러 차례 거친 후 지하에 있는 인공암벽장으로 향했다.

오전에 했던 가상훈련을 이제는 인공암벽에 카라비너를 고정해서 실제 암벽등반과 비슷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반대로 시계방향으로 암벽에 오른다. 안경채 강사가 선등자로 나서고 서홍근, 이도겸, 이정인 교육생 순으로 시작했다. 기자는 맨 마지막으로 암벽에 오르고 오호근 강사가 전체적인 흐름을 점검하고 지시했다.

4조 교육생들은 첫 확보물에 도착해서 후등자를 확보해주는데 잠깐 애를 먹었다. 오전과는 반대로 시계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제동기의 방향 역시 달라져야 한다. 오전과 오후 두세 차례 실습을 했지만, 오르는 방향이 바뀌니 교육생들도 잠시 혼란이 온다. 시스템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오호근 강사는 “시스템 훈련을 하고 오르는 것과 하지 않고 오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만약 이곳이 실제 암벽이었다면 여러분은 엄청나게 당황했을 거에요.”라고 지적했다.

4조 교육생은 이날 인공암벽에서 시스템 훈련과 하강 훈련을 수차례 실시한 뒤 이날 훈련을 마쳤다. 이것으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습 훈련은 모두 종료됐다. 이제 노적봉과 대망의 인수봉 등정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