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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다 돌아볼 때까지 걸을 거에요”
“제주도 다 돌아볼 때까지 걸을 거에요”
  • 강우영 기자
  • 승인 2018.09.12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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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인터뷰] 강다연 바다향기 대표
강다연 바다향기 대표는 지난 9월 8~9일 이틀 동안 제주도 남서부를 트레킹했다. 사진은 송악산 둘레길. 강우영 기자
강다연 바다향기 대표는 지난 9월 8~9일 이틀 동안 제주도 남서부를 트레킹했다. 사진은 송악산 둘레길. 강우영 기자

바다에서 나는 향기는 어떤 향일까. 비릿한 생선내도 소금의 짠내도 아니다. 바다는 그녀에게 사람들의 먹거리를 가져다주고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다. 바다는 곧 삶이므로 사람의 향기다. 강다연 바다향기 대표는 바다향기는 곧 사람의 향기라고 전했다.

강다연(47) 대표는 수산물 전문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전국 각 지역으로 보낸다. 부산과 광주, 대전, 대구를 넘나든다. 업무 때문에 출장이 잦다. 가는 지역마다 사람이 다르고 말이 다르다. 그중에서 제주는 더 특별하다. 섬이기에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바다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1년에 서너 차례 방문한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일을 마치고 짬을 내 제주도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있다. 올해는 5월과 9월 두 차례 제주도를 찾았다.

“젊었을 때는 주말마다 산에 다녔어요. 그때 무릎을 혹사했는지 이제 낮은 산밖에 가지 못해요. 한라산도 두 번이나 도전했다가 실패했어요. 그래서 트레킹이 좋아요. 제주도는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중문관광단지에서 시작해 논짓물~송악산~모슬포항으로 어이지는 8~10번 올레길 코스를 걸었다. 작년에는 우도와 섭지코지가 있는 1, 2번 올레길을 돌았다. 그녀는 주로 제주올레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올레코스를 참고로 여행한다.

강 대표는 젋은 시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했다. 보험에 카드, 콜센터 업무도 해봤다. 돈 버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한 것 같다는 강 대표. 재작년부터 모아 놓은 돈으로 유통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어엿한 사장님으로 올해 매출 10억 원이 목표다.

“새로운 일을 하는데 겁나고 그런 건 없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뭐든지 해보자 이런 심사였죠. 좋아하는 등산도 안 하고 진짜 열심히 일만 했던 것 같아요.”

지인의 암 선고 그리고 죽음

강 대표는 최근 가장 친한 지인이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임원 자리까지 올랐지만, 그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도 일만 알던 분이에요. 말 그대로 집 회사, 집 회사 하던 분이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영업소 소장까지 올라갔는데 갑자기 암 선고를 받았어요. 병원에 입원하더니 1년도 채 안 돼 돌아가셨어요. 정말 충격이었죠.”

강 대표는 지인의 죽음이 마치 자신의 죽음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일만 하다가 저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걸 본 순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논짓물에서 이틀을 보냈다. 지는 석양에 매료돼 하루만 있다 가자고 생각하다가 다음 날 석양이 궁금해 또 하루를 보냈다.

“제주도는 언제와도 좋지만, 가을에 오면 지는 석양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논짓물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정말 아름답죠. 마치 사람이 세상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처럼 슬프고 아름다워요.”

그녀는 제주도 구석구석을 다 돌아볼 예정이다. 일이 바쁘지만 두 번이나 실패해서 오르지 못했던 한라산도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생각 중이다. 시원찮은 무릎 때문에 아직은 이루지 못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 거에요. 제주도 구석구석까지 아직 다 돌아보지 못했거든요. 오래 살아야 다 볼 거 아니겠어요. 오래 걷는 것도 힘에 부딪히니 천천히 여유를 갖고 걸을 거예요. 군대간 아들이 제대하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요.”

제주도 남서부를 돌아보던 그녀는 해가 뉘엿뉘엿해지면서 다시 논짓물로 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올해는 아예 숙소를 그쪽으로 잡았다. 2018년 마지막 제주의 석양이니 꼭 보고 싶다며 길을 나섰다.

논짓물의 석양. 강다연 제공
논짓물의 석양. 강다연 제공